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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kbvaㅈ 2023. 6. 7. 00:26

아직 50세가 채 되지 않은 당신이 어느 날 부터인가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느낀다면, 물론 항상 다니던 집 근처에서 길을 잃는다는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당신은 스스로 ‘알츠하이머’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생각할 수 있을까? 아니, 혹여라도 그 가능성이 마음 한구석에서 슬몃 올라오더라도 그 사실에 직면할 용기가 선뜻 나겠는가이런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 자녀의 엄마이자 자신의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능한 하버드 교수 앨리스는 어느 날 부터인가 자신의 일상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그러다 50분짜리 강연이 40분쯤 진행되었을 무렵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중략)..도무지 다음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p.18앨리스는 계속 걷고 싶었지만 얼어붙은 듯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서였다..(중략)..그녀는 자신이 하버드 광장에 있다는 건 알았지만 집이 어느 방향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중략)..하버드 광장은 지난 25년 동안 그녀가 지나다닌 곳이었건만 어쩐 일인지 거기서부터 그녀의 집까지 가는 지도가 머리에 그려지질 않았다. pp.34-35하지만 이런 상황들에 당황하면서도 그녀는 애써 나이 탓이려니 상황들을 넘긴다.앨리스는 자신이나 남편이나 워낙 맡은 일이 많고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건망증이 심한 것이리라 여겼다. 나이도 들어가고. p.10앨리스는 갑자기 그런 기억 장애가 사소하고, 흔하고, 무해하며 심지어 합당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구나 피곤하다. 그리고 누구나 건망증을 갖고 있다. p.58더 이상 자신의 증상을 심각하지 않다 넘길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그녀는 병원을 찾고,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다. 그리고 이후 그녀의 일상은 진단을 받기 이전과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그리고 그 변화에는 그녀의 증상만이 아닌 주변사람들의 관계, 특히 가족들이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큰 자리를 차지한다.“이런 병에 걸려서 정말 미안해, 여보. 상태가 얼마나 더 악화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해. 언젠가는 당신을 보면서도, 사랑하는 사람 얼굴을 보면서도 누군지 모를 거란 사실도 견딜 수가 없어.” pp.144-145“내가 그리워.”“앨리, 나도 당신이 너무나도 그리워.”“이렇게 될 계획은 전혀 없었는데......”“그래.” p.401앨리스는 자신과 같은 병에 걸린 사람들과의 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를 주고받기도 하고, 또 사람들 앞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자신의 상황에 대해 연설을 해 박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이웃집의 부엌에 들어가 자신의 집인 것으로 착각하고 정리를 하거나 집에서 화장실을 찾지 못하고, 급기야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하기 시작한다.어떻게 내 집에서 길을 잃을 수가 있지? p.213앨리스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젊은 여자가 자신의 딸인 것 같았으나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했다. p.280몇 년 전인가, 영화로 본 이야기인데 책으로 읽으니 영화에서는 모두 담아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영화가 앨리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책에서는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려내고 있어 이야기들을 읽으며 가족들의 반응에 슬프기도 화가 나기도 또 그럼에도 위안을 받기도 했다.책을 읽고 난 후 한참동안 맘이 아팠던 건, 사랑하는 사람을 몰라보게 되면 어떻게 하냐며 절규했던 앨리스가 결국은 자신의 가족을 보며 누구인지 혼란스러워 했던 장면이 계속 떠올라서였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이 순간 내가 건강한 모습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얼마나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새삼 깨닫는다. 사랑한다는 말은 절대로 미루거나 아끼지 말아야겠다고, 그 당연한 이야기를(하지만 종종 미루어 두었던) 이렇게 또 한번 다짐해 본다.“혹시 내가 잊게 될까봐 지금 말해두는데,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으렴.” p.327*나에게 적용하기하나. 사랑한다는 말은 미루지 말자(적용기한 : 지속)  두울.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적용기한 : 리뷰 쓰자마자) *기억에 남는 문장“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괜찮아. 당신은 나랑 여기 있어.”“나 길을 잃었나봐.”“앨리, 당신 길 잃은 거 아니야. 나와 함께 있으니까.” p.214“하지만 제가 말하는 것, 제가 하는 행동, 제가 기억하는 것이 저는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저는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중략)..저는 죽어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저는 최대한 잘 살아가고 싶습니다.” p.355“저의 지난날들은 사라지고 있고 다가올 날들도 불확실합니다. 그럼 전 무엇을 위해 살까요? 오늘을 위해 삽니다. 저는 현재를 살아갑니다..(중략)..오늘을 잊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p.357

한 번 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이야기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 200만 부가 팔린 밀리언셀러 · 전 세계 30개국 출간 동명 영화 [스틸 앨리스] 2015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예전에는 치매가 그저 남의 집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2014년 국내 치매 환자는 자그마치 61만 명에 달한다. 2030년에는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라고 하는데, 이는 양가 부모 중 1명은 치매 환자가 된다는 얘기다. 그만큼 치매는 사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병이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망가져가는 환자를 다루기 힘들다는 이유로 모두들 쉬쉬하는 병이 되고 말았다. 모두가 피하고만 싶어 하는 치매, 맑았던 정신이 흐려진다며 손가락질 당하는 치매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소설이 있다. 50세에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지만 스스로를 잃지 않았던 여성의 이야기, 스틸 앨리스 다. 주인공인 앨리스 하울랜드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종신직을 받은 명망 높은 심리학 교수다. 남편 역시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며, 변호사인 큰딸 내외와 의사인 아들, 배우를 꿈꾸는 막내딸까지 앨리스의 삶은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어 보였다. 청천병력 같은 조발성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알츠하이머 발병 이후 그녀의 삶은 서서히 잿빛으로 뒤덮여 간다. 가장 먼저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인 이들은 완벽해 보이는 가족들과 동료들. 하버드 동창생이었던 아내의 초점 없는 눈과 흐릿한 정신을 못 견뎌 하는 남편, 알츠하이머병 유전자가 있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자녀들, 점점 눈을 피하는 동료 교수들……. 그렇게 서서히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2년의 시간을 스틸 앨리스 는 담담하고 진솔하게 그려낸다. 본 도서는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의 개정판 이다.

고요했던 경고
50번째 생일
무방비로 커져가는 구멍
크리스마스이브의 불청객
시간이 얼마나 남을 걸까
길게 드리워진 회색 그림자
이런 병에 걸려서 정말 미안해
물려주고 싶지 않은 유산
시간을 낭비할 자격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날 알아줘서 고마워
슬퍼하지 않는 사람들
51번째 생일
각자 가진 고통의 그릇
그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나를 포기하지 말아줘
홀로 정지된 시간
오직 이 순간을 산다
아기 천사의 축복
아주 아주 느린 시계
하버드의 마지막 졸업식
내가 너무 그리워
아무도 약속하지 않는다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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