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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종교를 가져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종교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가끔 궁금하기는 하다. 어떻게 그 길고도 긴 역사 이래 종교라는 것을 갖게 된 것인지. 어찌하여 다른 종교가 생겼으며, 어찌하여 다른 종교를 배척하게 되었는지. 종교의 문제인지, 인간의 문제인지.8권은 불교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때 우리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불교의 교리를 좀 알아야겠다 싶어 몇 차례 시도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읽었더라면 오히려 나았을까, 이번에도 앞선 책과 비슷하게 지루했다. 부처님의 말씀이 내 막힌 마음을 열어 주지 못했다는 뜻이겠다.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그러자니 제대로 읽히지도 않고. 불교의 교리에 따라 우리 민족의 성정을 풀어서 강호에게 들려주는 도환의 대사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겠는데, 딱 여기서 멈춘다.하늘 무서운 줄 알면서 사는 사람들, 다른 누구보다 자신의 양심이 일러 주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게 좋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른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이 결국은 내가 편해지는 길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사람들. 그러한 앎, 그게 이를테면 종교의 순수한 형태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고는 하는데.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 때문에 누군가에게서 무언가를 빼앗게 되면, 빼앗고 나면 과연 마음이 편할까. 혹시 편하지 않으니까 그 불편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빼앗고 해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악인은, 악역은 그렇게 생기는 게 아닌지. 저지르고 용서를 빌다가 무시하고 도망치는 삶.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약한 사람.너무 강한 사람도 거북하고 너무 약한 사람도 편하지가 않다. 우리는 쉬운 게 아무 것도 없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나 보다. 이제 소설도 1권밖에 남지 않았는데.
우리 민족의 근원적인 정서, 원형질에 대한 완벽한 복원!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
1930년대 말. 전라도의 한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宗家)를 지키며 치열하게 몸을 일으키는 宗婦 3대와, 천하고 남루한 상민들이 겪을 수밖에 없었던 애환에 대한 이야기다. 어두운 역사, 암울한 시절. 외형적으로는 국권을 잃고 일제의 탄압을 극심하게 받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조선말의 정신구조와 문화를 지탱하고 있던 이중적 시대상황 속에서, 처참하게 부서지고, 상처받고, 뒤집히고, 고뇌하며, 한없이 몸부림치지만 아름다웠던 사람들의 삶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모두 원고지 1만 2천장에 달한다.
소복한 종부 청암부인은 흰 덩에 앉아 신행을 갖추면서 내 홀로 내 뼈를 일으키리라고 다짐한다. 무너지는 기둥을 곧추세우고 시부의 상을 치르며, 조카 기채를 아들로 입양한다. 몰락해가던 종가를 홀로 일으키고, 아들 기채가 손자 강모도 생산하여 가문에 대를 이었으며 저수지축조의 대역사도 마치지만, 합방당한 나라는 사라지고, 창씨개명의 강요로 가문보전의 위기를 당한다. 손자 강모는 효원과의 혼인에 좌절하며, 소꿉동무 사촌 강실에 대한 애틋한 사랑으로 다가가지만, 이룰 수 없는 안타까움은 자포자기의 방관과 도피, 퇴폐적 낭만으로 자신을 내몰면서 방황한다. 버려진 고아로 태생이 천민인 춘복은 타고난 운명의 한계를 비관하면서, 신분을 바꾸고 뛰어넘을 수 있는 때를 기다리는데.......
전5부 10권
1부 흔들리는 바람 1권
1청사 초롱
2백초는 다심어도 대는 아니 심으리라
3심정이 연두로 물들은들
4사월령
5암담한 일요일
6홀로보는 푸른 등불
7흔들리는 바람
8바람닫이
1부 흔들리는 바람 2권
9베틀가
10무심한 어미, 이제야 두어 자 적는다
11그물과 구름
12망혼제
13어둠의 사슬
14나의 넋이 너에게 묻어
15가슴에피
2부 흔들리는 바람 3권
1암운
2떠나는 사람들
3젖은 옷소매
4돌아오라, 혼백이여
5아름드리 흰 뿌리
6가도 가도 내 못 가는 길
7부디 그 땅으로
8거멍굴 근심바위
9고리배미
2부 흔들리는 바람 4권
10귀천
11무엇을 버리고
12그을음 불 꽃
13서러운 소원은
14별똥별
15박모
16변동천하
17덜미
18평토제
19동계와 남평
3부 아소, 님하 5권
1자시의 하늘
2발소리만, 그저 다만 발소리만이라도
3서탑거리
4조그만 둥지
5수상한 세월
6덕석말이
7달 봤다아
8인연의 늪
9액막이 연
10아랫몰 부서망
11나 죽거든 부디 투장하여 달라
12아아, 무엇 하러 달은 저리 밝은가
3부 아소, 님하 6권
13지정무문(至情無文)
14매화 핀 언덕이면 더욱 좋으리
15그날
16시린 그림자
17저 대나무 꽃
18얼룩
19그랬구나, 그래서였구나
20남의 님
21수모
22안개보다 마음이
23시앗
24진맥
25에미 애비
4부 꽃심을 지닌 땅 7권
1검은 너울
2죄 많으신 그대
3발각
4흉
5어찌꼬잉
6내 다시 오거든
7푸른 발톱
8납치
9암눈비앗
10이 피를 갚으리라
11먼 데서 온 소식
12허공의 절벽
13추궁
14지금이 바로 그 때여
4부 꽃심을 지닌 땅 8권
15세상은 무너져도 좋아라
16뜻이 가는 길
17꽃심을 지닌 땅
18이름이 바뀌어도
19저항과 투항
20그리운 옛 강토
21내비두어
22조짐
23시궁이 비취로
24매 안 놓치려고 꿩 잡아다 바치고는
25윷점
26졸곡(卒哭)
27어느 봄날의 꽃놀이, 화전가
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 9권
1종이꽃 그늘
2체리암(滯離巖)
3어둠의 마지막 문
4이 소식을 모르는 이 답답하여라
5아름다운 사천왕
6만다라
7죄의 날개
8마음자리, 꿈
9안되야, 안되야요
10여기에도 저 꽃이 피네
11차라리 훨훨
12괴로운 목숨
5부 거기서는 사람들이 10권
13과연 나는 어디서
14멍
15유랑민
16숨
17하찮아서 장하다
18나는, 모른다
19슬픈 오유끼
20모래반지
21봉천의 봄
22눈물의 비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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