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타이밍 세트

kbvaㅈ 2024. 2. 5. 02:26


* 이 글은 이미 작성했던 『타이밍』1~3권을 종합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우리학교의 타이밍 1~3권 세트 학생들이 즐겨 찾기 때문일까? 표지가 많이 파손되었다. 1권 강풀 화백은 내가 믿고 탐독하는 웹툰 작가 중에 한 명이다. 지금까지 웹툰에 연재된 작품은 모두 완독했고, 종이책으로 만난 작품도 상당수이다. 이 책 역시 웹툰에서 열독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우리학교 도서관에 이 책이 있기에 다시 펼친 것이다. 이 책을 다시 읽고 느낀 점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건망증의 고마움을 다시 느꼈다. 최근 들어서 같은 책을 다시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마치 처음 보는 책을 만난 듯했다. 웹툰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이 불과 1~2년밖에 안 되었고, 그 당시에 나는 상당히 열독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최근의 기억이 나의 머릿속에 입력이 안 되는 것이다. 이 책 역시 책장을 넘기고 나서는 ‘아, 이랬었지.’라는 생각은 떠오르지만 그 다음 이야기는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약간의 기억은 남아있지만 내용은 처음 읽는 듯 새로웠다. 이런 건망증은 곤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재미있게 읽었거나 감동을 느낀 작품을 다시 읽어도 똑같은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으니 고마운 면도 있는 듯하다. 둘째, 강풀 화백은 역시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들은 책에서 손을 떼기가 곤란할 것이다. 그만큼 그는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흡인력이 있다. 그러므로 그가 연재하는 작품마다 많은 독자들이 열광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작가로서 뛰어는 능력과 함께 건전한 사고방식까지 지니고 있는 그의 존재가 우리 사회를 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 그의 기본적인 작품 성격은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강풀 화백이『아파트』에 이어 두 번째 시도하는 장르작품(그는 미스터리 심리썰렁물이라고 표현)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의 기본 방향은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여 감동을 주는 순정만화이다. 그런 그의 성격은 장르작품인 이 작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거대한 운명 앞에 어쩔 수 없이 남을 괴롭히고 있는 존재에게도 그는 따뜻한 시선을 주고 있다. 그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이해하면서 올바른 길을 찾는 방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0화(그가 인터넷 웹툰에 연재한 작품들은 대부분 30화)로 구성되어 있다. 1편에서는 12화까지 실려 있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타임스토퍼 김영탁(남, 남광고교 학생), 꿈을 통해 미래의 불행을 볼 수 있는 예지인 장세윤(여, 직장인), 시간을 10초 뒤로 돌릴 수 있는 타임와인더 강민혁(남, 직장인), 미래의 참사를 볼 수 있는박자기(여, 남광고교 교사), 게다가 전작인 아파트에 등장해서 익숙한 저승사자 양성식(남, 강동경찰서 강력2반 반장) 등의 초인이 등장했다. 그들이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박자기의 꿈에 나타난 남광고교에서의 참사(연쇄 죽음)를 막기 위해 힘을 합치려는 시도가 1편에 나와 있다. 결국 사건은 해결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심각한 건망증으로 인해 뒷부분의 결말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2편을 기다릴 수 있는 것도 하나의 행복이다. 2권 Tim 제13화 6일전 ing 각 화마다 이와 같은 배경이 나오면 핵심이 되는 대사나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타이밍』2편은 전체 30화중에서 13~20화가 담겨 있다. 시원치 못한 기억력 때문에 뒷 부분의 내용이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 기억이 완전히 망각된 것은 아니다. 책을 보면서 옛 기억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던 것이다. 그로 인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여유가 있었다. 2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내가 느낀 인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불행을 막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타임스토퍼 김영탁(남, 남광고교 학생), 꿈을 통해 10분 뒤의 불행을 볼 수 있는 예지인 장세윤(여, 직장인), 시간을 10초 뒤로 돌릴 수 있는 타임와인더 강민혁(남, 직장인), 미래의 참사를 볼 수 있는 박자기(여, 남광고교 교사), 저승사자 양성식(남, 강동경찰서 강력2반 반장) 등의 초능력자들이 힘을 합쳤어도 참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부분에서 생뚱맞게도 현재의 시국을 떠올렸다. 많은 국민들이 미래의 지도자도 기대하던 안철수, 국민들로부터 인격과 능력을 인정받던 문재인, 그리고 재야와 노동계가 힘을 합쳤지만 현 집권 세력의 승리를 막지 못했던 지금의 상황을……. 어느 쪽이 정의이거나 불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만큼 어떤 일을 계획하기는 지난하다는 뜻이다. 둘째, 뜻밖의 인물이 중심인물로 떠오르는 반전이 놀랍다. 이 부분은 강풀 작가의 능력인 듯하다. 평범하게 생각했던 인물이 사건의 핵심에 자리 잡으면서도 독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 그러면서 그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필연성……. 이 작품에도 작가의 그런 구성은 어김없이 나타나면서 독자를 매료시켰다. 셋째, 사건을 해결하는 가장 큰 열쇠는 희생이다. 작가의 전작인 『아파트』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운아파트의 비극을 막은 것은 남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며 사건에 뛰어 들은 고혁의 헌신이었다. 이 사건 역시 김영탁, 양성식 등의 희생이 열쇠가 되고 있다. 박자기를 비롯한 핵심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자기 희생’이 아니던가? 이 사건은 먼 미래의 참사를 미리 볼 수 있는 박자기의 꿈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 2권 마지막 부분에서 그 꿈의 윤곽이 서서히 들어나면서 더 큰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힘겨운 현실을 타개하는 것도 누군가의 아니 뜻이 있는 모든이들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작가가 생각하는 주제가 그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3권 3권 마지막 장면 꿈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은 박자기는 새로운 참사를 막을 수 있을까? 『타이밍』3편은 전체 30화중에서 21~30화가 담겨 있다. 등장인물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파국으로 치닫던 상황이 더 큰 인물의 희생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웹툰에 이어 종이책으로 읽으니 좀 더 여유를 갖고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몇 가지 덧붙이겠다. 첫째, 사랑의 위대성을 느꼈다. 남광고교의 참사를 막기 위해 모인 초능력자들은 모두 자기를 희생하고 있다. 남을 위해서 자기를 버리는 큰 사랑이 파국을 막은 것이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삶의 법칙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둘째, 복수의 허망함을 느꼈다. 부모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차가운 사회를 바라보는 백기형! 그는 오직 자신의 사랑을 위해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가 얻은 것은 후련함이 아니라 또 다른 어둠이었다. 결국 그를 구원한 것은 더 큰 사랑이었다. 셋째, 불행을 겪었다고 모두가 한을 품는 것은 아니었다. 시한부 삶을 사는 김영과 부모로부터 배신을 당한 백기형은 모두 커다란 한을 품고 있다. 그러나 김영은 타인을 원망하지 않았고, 백기형은 그 반대였다. 이 부분에서 박성희 교수의 저서인 『황희처럼 듣고 서희처럼 말하라』에서 비교한 이퇴계와 연산군이 떠올랐다. 두 사람과 모두 부모가 세상을 떠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이퇴계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자로 성장했고, 연산군은 희대의 폭군이 되었다. 넷째, 미래를 미리 알면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백기형의 목표는 큰 무속인 박자기에게 비참한 미래를 보임으로써 현실의 비극을 막으려고 했다. 언뜻 보면 현명한 생각처럼 보인다.『크리스마스 송가』에서 스크루우지는 친구 말리를 비롯한 세 유령을 차례로 만나면서 미래를 다녀온 후 생활을 바꿨다. 그러나 미래를 알려준다고 모두가 회심을 알까? 구약시대에 많은 예언자들이 회개를 하라고 외쳤지만, 바른길로 돌아온 이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박자기를 비롯한 많은 초능력자가 현실에 나타난다고 해도 현실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 곳곳에서 흐르는 살신성인의 희생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그런 것이 아닐까? 옥의 티를 하나만 쓰겠다. 이 작품은 박자기가 악몽를 꾸기 시작한 15일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15일 동안 등장인물들의 옷차림이 거의 변화가 없다. 남성들은 그렇다고 해도 여주인공인 박자기의 의상만은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교단에 선 나의 경험으로 볼 때 여교사가 일주일 내내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끝으로 이 작품을 모두 읽은 사람들을 위해 주요 등장인물들을 정리해 보겠다. 강민형 : 남. 시간을 10초 뒤로 돌릴 수 있는 타임와인더. 교장선생 : 남. 남광고교 교장. 학생의 연쇄 변사로 휴업이 된 후 역시 자살. 김영 : 여. 남광고교 학생. 옥상 추락의 자살로 남광고교 연쇄살인의 단초가 됨. 김영탁 : 남, 남광고교 학생.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초능력자. 박자기 : 여주인공. 남광고교 영어 교사. 예지몽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음. 박자기 모친 : 여. 무속인으로 딸에게 신기가 있음을 알고 있음. 방송반 3총사 : 김정권, 이광진, 박주희. 백기형의 방송반 후배로 의문의 변사. 백기형 : 남주인공. 남광고교 학생. 방송부장. 김영과 가까운 사이. 양성식 : 남. 강동경찰서 강력2반 반장. 전작인『아파트』에 등장했던 저승사자. 유재혁 : 남. 남광고교 학생. 교실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3차 희생자. 이군선 : 여. 남광고교 학생. 교실에서 목을 매달어 자살한 2차 희생자. 장세윤 : 여. 기면증을 통해 10분 뒤의 비극을 알 수 있는 능력자. 차동식 : 남. 남광고교 체육교사. 숙직 중에 변사하여 4차 희생자가 됨.
삶과 죽음의 경계, 치열한 시간 속의 사투
시대를 응시하는 타고난 이야기꾼, 강풀이 도전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화려하지 않아 더욱 친숙한 그림체, 치밀한 구성과 흡입력 있는 이야기전개로 독자들을 ‘충격과 공포’속에 몰아넣었던 작품이 바로 타이밍 이다. 강풀은 멈춰버린, 되돌려진 찰나의 시간 속에서 인간의 노력으로 불행이 예견된 미래를 바로잡으며 운명과 미래는 정해져있지 않고 노력에 의해 바뀔 수 있음을, 바로 내일도 미래가 될 수 있음을 말하며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타이밍 의 사건들은 마치 거대한 구조로 되어 있는 기계장치의 나사 하나가 풀려 차례차례 분해되고 조립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작가의 치밀하게 계산된 구성에 의해 전개된다. 지금껏 우리나라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었던 소재와 인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끌어 나가면서, 강풀 특유의 ‘동시다발적인 사건 전개’와 ‘여러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읽는 이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바탕이 된 판타지 미스터리 장르에 스릴과 공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권〉

제1화 순간의 틈
제2화 10분
제3화 10초
제4화 9월 15일
제5화 충돌
제6화 형사
제7화 수사
제8화 10일 전(1)
제9화 10일 전(2)
제10화 9일 전
제11화 8일 전
제12화 7일 전

〈2권〉

제13화 6일 전(1)
제14화 6일 전(2)
제15화 6일 전(3)
제16화 5일 전
제17화 4일 전(1)
제18화 4일 전(2)
제19화 다시 6일 전
제19화 4일 전(2)
제20화 3일 전
제21화 2일 전
제22화 1일 전
제23화 오늘

〈3권〉

제24화 2년 전
제25화 1년 전
제26화 6개월 전
제27화 12일 전
제28화 과거와 현재와 미래
제29화 언제나 오늘
제30화 그리고 내일
책 뒤에 사람의 힘, 강풀의 만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