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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학자 60인을 엄선해서 각각의 학문적 업적이나 소양, 그들의 가치관에 대해 인터뷰해서 간략하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각각의 분야마다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어쩌면 읽었어도 내가 알지 못해 별 다른 인식 없이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다 읽은 후에 생각한 것은 이 책을 정말 잘 만났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유명한 학자들 중에서도 공중파에서만 만났지, 그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과거가 어땠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알기 위해 그만큼의 노력을 할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정말 반가웠다. 이 책을 쓰신 분도 쟁쟁하신 분이신데, 《세계일보》의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시면서 틈틈히 많은 책을 쓰신 저자이기도 한단다. 물론 우리 나라의 전반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여건상 만나지 못한 진중권 박사나 강준만 교수,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인 장하준 씨를 인터뷰하지는 못했으나 거의 대부분의 유명한 학자들은 다 등장한다. 뭐, 제대로 아는 것이 없으니 대충 내가 안면식이 있는 분들이 등장하셨으니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와서 다행이다 싶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아서 여러 학자들의 학문적 소양을 따라갈 필요도 없고 그저 이 세상에 이런 분들도 있다 하는 식의 간단한 소개문 정도라 부담 없이 볼 수가 있다. 아니, 아예 부담이 없는 정도라 아니라 재미있어서 쉽게 책장이 넘어간다. 담아낼 학자들이 많아서 500쪽 분량이 된 것이지 내용이 어려워서 그리 된 것은 아니니까 처음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이 과도한 분량에 지레 겁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절대 어렵지 않으니까.   이 책은 총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도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봤다. <날 선 직관력으로 한국사회를 진단하다>편에서는 김난도 교수, 박노자 교수, 이택광 교수 등 아무래도 비평가들이 많은 듯 하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비판적 지식인>편에서는 우석훈 교수나 이덕일 소장, 강수돌 교수처럼 역사학자, 경제학자, 법학자들 중에서 주류 시선이 아닌 분들이 등장하고, <대중과의 부지런한 소통, 즐거운 교감>편에서는 김정운 교수나 유홍준 교수, 정민 교수처럼 공중파에서도 많이 보고 베스트셀러도 내신 분들이라 가장 익숙했던 학자들이 등장한다. <행복한 삶과 사회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 인문학자들>편에서는 역사학자, 유학자, 영문학 교수 등 사회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 등장하는데,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하신 고 장영희 교수님도 여기에서 등장하셔서 반가웠다. <과학과 인문학의 이종교배, 지식의 대통합을 꿈꾼다>에서는 최재천 교수나 홍성욱 교수가 등장하시는데 그들의 책을 재미있게 봐서, 또 내가 아는 분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우리 옛것을 향한 올곧은 탐구>편에서는 정말 들어보지도 못한 우리 것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와서 내가 우리 것에 대해서는 정말 무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부분이었고, <상아탑 안과 밖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다>편에서는 말 그대로 강의도 하시면서 대중서를 저술해서 양방향으로 소통하시는 분들이 등장하시는데, 안철수 교수와 정관용 교수가 대표적일 것이다. 안철수 교수의 어마어마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서 솔깃했고, 토론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이름을 알게 되었던 정관용 교수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던 부분이다.   사실 나는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책을 읽지는 않는다. 그냥 내 눈에 들면 읽고 아니면 마는 편인데, 이 책에 등장하신 학자들은 한 면으로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어서 다른 방면에서도 만날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날 선 직관력으로 한국사회를 진단하다>편에서 가장 처음에 등장한 김난도 소비자학과 교수님은 얼마 전에 낸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대단한 인기를 끄셨다. ‘청춘’이란 말이 들어간 책은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로선 그 책을 보지 않았지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주동안이나 1위를 차지했다고. 그 이야기인 즉슨, 요즘 시대 청춘들은 아픈 존재들이 많다는 이야기렷다. 하긴 청춘치고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냐마는, 그런 아픔을 그런 책으로 치유해본 적은 없었던 나로선 조금은 뜬금없는 소리이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그만큼의 내공이 있는 책이니까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것은 단지 베스트셀러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김난도 교수님을 알게 되니까 그 분의 사상이 궁금해져서 하는 소리이다. 또 알고 싶은 분과 책이 생겼다. 재작년에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된 심리학서로 인기를 끈 김정운 교수님은 현재 KBS의 「명작스캔들」이란 프로그램에서 걸죽한 입담과 풍부한 상식으로 좌중에게 재미있게 지식을 전달하시는데 참 반가웠다. 자신이 교수임에도 근엄한 척 하지 않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자랑도 하고 허세도 부리면서 40대 남자로서 스스로의 재미를 추구하시는 모습이 그가 말하는 것과 맞닿아 있어서 확실히 이해가 잘 되었다. 40대 남자는 여가 시간을 제대로 보낼 줄 몰라서 은퇴를 하고 나면 그 만큼 자신감도 줄어들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는 그의 주장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 면에서는 우리 아버지가 해당사항이 없어 엄청 다행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은퇴 후에 할 일이 없으신 것이 안타깝다. 나만 해도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엄청 많아서 주체를 못하는데 말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란 책이 단지 결혼관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40대 남자들의 심리관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란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읽고 싶어졌다. 남자들의 성에 대한 담론이었다면, 결단코 볼 일은 없었을 것이지만.   그렇게 따지면 정민 교수의 책도, 박노자 교수의 책도, 유홍준 교수의 책도 다 찾아서 읽고 싶어졌다. 이 책을 읽으면 앞으로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란 생각을 감히 해본다. 읽고 싶은 책도, 알고 사상도 무척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시는 학자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강권한다.  

한국 대표 지성에게 직접 듣는 그들의 삶과 학문, 집필세계 대중을 유혹한 학자 60인 는 학문 영역에서 일정한 성과를 이루고 이를 적극적으로 대중과 나누려는 학자 60명을 취재해 이들의 삶과 학문, 집필세계를 소개한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의 대표 지성들이 직접 전하는 각 학문 분야의 핵심 사상과 학문적 담론을 생생한 육성으로 담고 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우리 시대 지식과 교양의 정수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학계의 거목 60인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방대한 분량으로 각 분야 학자들의 목소리와 연구성과를 담았다. 따라서 학문과 학자들의 성향에 따라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7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본문이 구성되어있다. 이 책은 지식과 교양을 충전하길 원하는 일반 대중 독자에게만 의미 있는 게 아니다. 이들 60명 학자 리스트는 출판 문화계 기획자들이 애타게 찾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최고의 명저자 리스트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 최고의 필자이자 위대한 지성들의 퍼레이드를 손쉽게 훔쳐보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 사회의 학문과 지식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학자들의 학문세계와 집필세계뿐 아니라 이들이 걸어온 삶의 자취와 우리 삶과 사회를 향한 고민과 통찰, 비판의 목소리도 풍성하게 담겨 있어, 이들의 사유와 고민을 살피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운 읽을거리이자 우리의 삶과 주변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들어가는 글

1 날 선 직관력으로 한국 사회를 진단하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_소비자의 비밀을 제일 많이 아는 트렌드 예측 전문가
박노자 오슬로 국립대학 한국학과 교수_우리 안의 파시즘 파헤치는 푸른 눈의 진보 논객
신용하 한양대 사회학과 석좌교수_학문적 양심 따라 진실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사회학자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_독단과 극단의 시대에 합리적 중간지대를 꿈꾸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과 교수_작은 질문부터 탐색하는 현장의 문화비평가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_한국학과 종교의 접목을 통해 밝히는 한국인의 정체성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_대한민국 사회의 속마음을 연구하는 신세대 심리학자

2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비판적 지식인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_이장이 된 교수님 사람과 자연 더불어 사는 삶 실천하다
고병권 학문공동체 수유너머 대표_앎과 삶의 일치 주창하는 권력 없는 추장
박홍규 영남대 교양학부 교수_노동자도 베토벤 듣는 사회를 위해 예술책 쓰는 법학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_그들만의 경제학 지상으로 끌어내린 영원한 녹색당원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_역사를 대중과 호흡하는 학문으로 끌어낸 역사 글쟁이
이종욱 서강대 총장_왜곡된 민족 사학에 반기를 든 역사학자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_국경을 넘어선 역사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 전문가

3 대중과의 부지런한 소통, 즐거운 교감

김정운 명지대 여가경영학과 교수_놀 줄 모르는 한국 남자를 위한 유쾌한 조언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부 교수_지식의 자연 분만 유도하는 지식생태학자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_아는 만큼 느끼고 느낀 만큼 보이나니
이권우 안양대 교양학부 교수_삶의 허기 채우는 책과의 연애 권하는 호모 부커스
이기중 전남대 인류학과 교수_보헤미안 인류학자의 여행과 맥주 예찬
이원복 덕성여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_자유주의자의 눈으로 본 먼나라 이웃나라
이재규 전(前) 대구대 총장_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전도사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_건축은 예술과 공학, 인문학이 융합된 학문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_눈높이 낮춘 해석, 고전을 보통 사람 곁으로
하지현 건국대 의과대학 교수_진료실 밖에서 대중의 마음을 치료하는 정신과 전문의

4 행복한 삶과 사회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 인문학자들

구태훈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_일본을 넘어서려면 일본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_동양철학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유학자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_21세기는 억압됐던 유학의 귀환 시대
이정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_상아탑 밖으로 꺼낸 철학, 대중의 삶을 풍요롭게 하다
이진우 포스텍 인문사회과학부 석좌교수_기행문으로 풀어낸 사유, 철학을 지상으로 끌어내리다
장영란 신화학 박사_세계와 인간을 보는 깊이 있는 시선, 철학과 신화
고(故) 장영희 전(前) 서강대 영미어문학과 교수_눈물을 미소로 바꿨던 영혼의 연금술사
정재서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_동양적 상상력 이해해야 문화적 편식 극복할 수 있어
정진홍 이화여대 이화학술원 석좌교수_종교는 사람이 만든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문화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_드넓은 바다에서 평화의 세계화를 꿈꾸다

5 과학과 인문학의 이종교배, 지식의 대통합을 꿈꾸다

강신익 인제대 의과대학 교수_인간 없는 의학에 반기를 든 의철학자
김영식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_과학과 인문학의 접목으로 한국학의 새 흐름을 만들다
박상진 경북대 임산공학과 명예교수_나무에 새겨진 역사의 비밀을 풀다
이정모 성균관대 인지과학 협동과정 명예교수_인간의 마음을 과학을 통해 해명하는 인지과학자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초빙과학자_과학의 눈으로 역사의 숨은 그림을 찾다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_자연과학과 인문학의 통섭 시대를 이끄는 젊은 학자
장회익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_인간 중심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명관 온생명 주창한 녹색사상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_우리 사회에 통섭 신드롬 몰고온 통섭의 대가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_여행자의 시선으로 지식의 세계를 탐험하는 잡종적 지식인

6 우리 옛것을 향한 올곧은 탐구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_자연과 인간의 공존 모색하는 실용 학문, 풍수
박석무 단국대 석좌교수_서고 속에 갇혀 있던 다산의 지혜 널리 알린 다산 전문가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국가경영연구소 연구실장_세종쟀 리더십 배우면 국가의 품격이 달라진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_조선 비주류 문화의 숨은 매력을 발굴하다
정병조 동국대 윤리문화학과 교수_불교의 현대화 넘어 불교의 세계화로
조선미 성균관대 예술학부 교수_국내 1호 한국미술사 박사의 우리 초상화 사랑
최창조 전(前)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_병든 땅을 명당으로 만드는 치유의 풍수를 지향하다

7 상아탑 안과 밖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중국연구소장_문화?사회현상까지 중국을 보는 눈 넓혀야 한다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_하늘의 자손 전통 이어가는 한국호의 천문대장
안철수 카이스트(KAIST) 기술경영전문 대학원 석좌교수_우리 시대의 성공한 리더가 말하는 창의성과 리더십
오진탁 한림대 철학과 교수_성숙한 죽음 문화 정착 위해 애쓰는 생사학 전문가
유재원 한국외국어대 그리스?불가리아어과 교수_자기 나라 말로 학문하는 나라가 진정한 강대국
이명학 성균관대 한문교육학과 교수_한문 대중화와 한글 알리기에 앞장서는 우리 시대 스승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_역동적인 하이브리드 문화를 전파하는 중남미 전문가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_이슬람 바로 알리기에 앞장서는 이슬람 최고 권위자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 미국법학과 교수_불통의 시대에 소통을 꿈꾸는 토론의 달인
정운찬 전(前) 서울대 총장_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간직한 경제학자

맺음말
가나다순 학자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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